오늘은 지난번 건짱 리뷰에 이어 열대어 사료 성분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단순히 먹이반응,
혹은 역시 딱히 과학적으로 따지지 않는 감성충만 블로거의
어머 우리 물고기가 넘넘 잘 먹어용 하는 감성충만 리뷰만 보고 사료를 고를 순 없지 않는가.
가장 기본적인 열대어 사료를 보자

사료의 교과서 테트라비트를 보면
조단백 : 47.5%이상
조지방 : 4.8% 이상
조섬유 : 0.9%
조회분 : 10.5% 이하
칼슘 : 1.4% 이상
인 : 1.6% 이하
일단 이 앞에 붙은 '조' 라는 건 무엇일까?
영어를 보면 'Crude' 란 단어인데,
검은 석유 원유를 Crude Oil이라고 하니 말 그대로 정제되지 않았다는 의미이다.
뭐 사람이 먹는다고 그냥 고기 안 쓰고 세심하게 정제해서 순수 단백질 추출해먹는것도 아니니
우리가 먹는 회나 고기도 모두 조단백 조지방이 맞다.
그럼 테트라비트를 사람 먹는 식품으로 출시를 하면 이런방식으로 표기되었을 것이다.
원 재료명 : 크릴새우 40%, 오징어 20%, 명태 10%, 고등어 10%, 아스타잔틴(첨가제), ... 그외 기타 첨가제 등등
영양성분표 (100g당) : 탄수화물 30g, 단백질 47.5g, 지방 4.8g, 식이섬유 0.9g, 칼슘 1.4g, 비타민 B4 200mg, 칼륨 15mg, 등등 무기질.....
차이점을 살펴보면,
일단 원재료를 밝힐 필요가 없다.
물론 사장이 미쳐서 재료로 한우 1++ 안심을 넣었으면 밝힐 필요가 없어도 티를 냈겠지만,
반대로 사람 고기, 길고양이 고기, 비둘기 고기를 넣어도 사료엔 한낱 조단백 조지방으로 표기가 되었을 터다.

다행스럽게도 바다는 가장 값싼 사료용 단백질의 원천이라
굳이 힘들게 육지 동물을 사냥하거나 식물성 단백질을 추출할 필요가 없다.
그러므로 이상하거나 물고기에 안맞는 단백질이 들어가는거 아닐까 걱정할 필요는 없다.
탄수화물 함량도 밝힐 필요가 없다.
물고기들은 기본적으로 탄수화물 대사 효율이 낮고
잉여탄수화물을 지방으로 저장하는 대사도 거의 하지 않아,
섭취한 탄수화물은 거의 활동에너지로만 소비된다.

이는 식재료용 물고기 양식 산업이 관상어 산업을 아득하게 뛰어넘는 대한민국 시장에서는 거의 신경쓸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살을 안찌우니까.
거기다가 인공 사료 업자들은 어차피 넣지 말래도 탄수화물을 필요한 만큼은 알아서 넣는다.
떡 만들듯이 사료도 일정한 모양을 잡기위해선 탄수화물이 싸고, 효율 좋고, 물고기에게도 안전하기 때문이다.
무기질은 따로 구분해 표기하는게 아니라 조회분 표기로 퉁친다.
여기서 '회' 는 잿가루를 뜻하는 회인데,
설마 잿가루가 얼마나 들어갔냐를 표기하는건 아니고,
사료를 불에 태웠을때 타지 않고 남는 재 (무기질)이 얼마나 있는지를 표기해준다.
나쁘게 한국어로 말하면 광물질, 좋게 영어로 말하면 미네랄이므로 물고기들에게 마냥 쓸모없는 성분은 아니다.
다만 많이 필요가 없을 뿐. 칼슘, 인도 여기에 포함된다.
인공사료가 아닌 건조 /생먹이들은 조회분 함량이 높은 편인데,
당연히 단백질 덩어리가 아닌 생물이니만큼, 껍질과 뼈 등등이 모두 조회분으로 잡히기 때문이다.
뭐 딱히 나쁜건 아니다.
그 외 원재료 비율을 유지하는 건 할만해도,
그걸 다 섞었을 때 단백질 지방 등등 성분 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건
들어가는 비용대비 무의미한 짓거리이므로,
~% 이상 / 이하 표기가 허용된다.
상식적으로 표기보다 더 높아 좋으면 좋았지 나쁠건 없는 건 이상,
더 낮아 좋으면 좋았지 나쁠건 없는 건 이하다.
조단백을 47% 이하라고 표시해놓고 실제론 10% 넣는 헬조선 업자가 나오면 얼마나 끔찍할까,
다행히 아직 대한민국은 충분히 헬적화가 안됐다.
아무튼 이제 읽는 법을 알았으니
물고기가 각 영양소를 어떻게 쓰는지 알아보자.

단백질은 탄단지 영양소 3대장중 물고기에게 가장 중요한 영양소다.
피와 살이되는 건 둘째 치고서라도,
열대어의 단백질 에너지 대사효율은 무려 95%에 달한다.
물벼룩, 지렁이같은 작은 생물과 곤충을 주식으로 삼는 육식성 잡식이 야생에선 가장 효율 좋은 영양공급원이기 때문일 터이다.
근데 단백질은 탄단지 중 유일하게 질소(N)를 갖고 있다.
그래서 이 단백질을 에너지로 쓰기위해 분해하면 뭐가 나오냐,
포브스 선정 한국인 물생활러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물질 1위 암모니아다.

거기다가 단백질을 에너지 + 암모니아로 만드는 대사는 간에서 하는데,
과식하면 땡땡 붓는 오리의 간, 푸아그라처럼
과식한 열대어의 간도 수명보다 짧게 '자연사' 하는 열대어의 최대 사인이다.
거기다가 어항 환경은 야생상태의 열대어보다 무조건 훨씬 많은 단백질을 공급하기 때문에 간은 거의 무조건 혹사된다.
분명히 천적도 없고 사고도 없이 잘자라는 어항에서 야생보다 단명하는 열대어에 숨겨진 이유다.
엥 그럼 단백질은 완전 나쁜거 아니냐?
피가 되고 살이 될 때 까지만 먹이고 나머지 에너지원은 지방 탄수화물 하면 되지 않아요?
이론은 완벽하다.
하지만 나머지도 그리 장점만 있는 건 아니다.

지방은 어떻게 보면 완벽한 대체재처럼 보인다.
열대어의 지방 에너지 대사효율은 90~95%에 육박하며,
물고기가 합성하지 못하는 필수 지방산 및 지용성 비타민을 흡수하는 유일한 방법이라,
대부분의 사료는 지방을 3% 이상 갖고 있다.
거기다 에너지 대사에 암모니아를 만들지 않으니, 오염의 문제도 해결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물과 기름은 섞이지 않는다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다.
물에 지방질이 닿는순간 바로 유막이 생기기 시작한다.
유막은 말 그대로 막이기 때문에 물과 공기 표면의 산소 공급을 방해하고,
수중에서 암모니아를 적게 만들지만 분해되며 이산화탄소를 만든다.
그놈의 유막 때문에 유막제거기란 기계가 따로 필요한 수준이니 말 다했다.
오히려 수류와 기포기, 유막 제거기를 통해 유막을 계속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상관 없을까?

탄수화물은 아무래도 가장 연구가 필요한 재료다.
수질오염은 확실히 적고,
안 먹고 남은 찌꺼기는 탄소 타가 박테리아가 생장해 질산염을 잡는데도 도움을 준다.
하지만 성장과 살을 찌우는 덴 큰 의미가 없어서
법적으로 물고기 사료엔 탄수화물 표기를 할 필요조차 없는 수준이다.
뿐만 아니라 대부분 물고기의 탄수화물 에너지 대사 효율은 30~40%에 머물러 있다.
소화하는 덴 장에도 꽤 부담을 주는 탓에,
온갖 음식을 소화하는데 단련된 잡식물고기들이나 별 문제 없이 소화할 수 있다.
사실 구피, 테트라, 안시 등 대부분의 메이저 물고기들이 여기에 해당하긴 하다.
따라서 성장기 치어의 경우
활동에너지보다 성장 재료가 필요하므로 조단백 비율이 높을 필요가 있지만
성어로 갈 수록 조단백 비율을 줄이고 탄수화물 비율이 높이는 건 잉어/붕어 물생활러들에겐 상식중의 상식이다.
다만 열대어와 무조건 호환되진 않는다.
일단 열대어는 사시사철 번식이 가능하다보니 구피나 구피나 구피는 치어가 끊일일이 없어 저단백 사료로 유지할 타이밍 잡기가 힘들다.
뿐만 아니라 크기도 크기인 만큼 장이 짧고 작은 열대어가 대다수라 식성과 소화력이 원체 좋은 물고기들이 아니면 쉽사리 도전하기 힘들다.
그러므로 성장 단계, 어종에 따라 유기적으로 선택을 하는 게 맞지 않나 싶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시중에 뭔가 제대로 된 열대어용 저단백 고탄수 사료랄만한 건 없다.
거기다가 이런 기반 지식을 소비자들에게 전달 안하고 물 안깨지는 신비의 사료?! 같은 약팔이만 해대니
부작용 안따지고 그저 물 안깨진단 말에 혹해서 먹여봤다가 성장 및 발색 부진으로 학을 떼고 쳐다보지도 않는 소비자도 많다.
위에 올린 에코보리(처음 시도되었던건 오리지날이다.)가 대표적인데,
이름부터가 애초에 보리고, 번데기 없는 오리지날은 성분비도 100% 보리인만큼, 그냥 탄수화물 그 자체였다.
제조사는 표지도 그렇고 설명도 그렇고 붕어 잉어 떡밥용으로 쓰라고 적어놨지,
심지어 붕어 잉어에게조차 사료로 쓰라곤 말 안했다.
나쁘게 말하면 영양 밸런스 안맞는 음식이고 좋게 말해야 간식인 것이다.
헌데 이걸 유튜브나 블로그를 통해 물 안깨지는 100% 천연 신비의 사료라고 제조사도 아닌 인플루언서들이 약을 팔았으니 뭣도 모르고 좋다고 사서 먹인 소비자들은 그냥 송사리가 되어버린 구피들을 보고 망연자실 할 수 밖에 없었다.
또다시 어머 우리 애긔들이 넘넘 잘먹어용, 무엇인가 아무튼 좋아진 기분이 들어용 하는 감성이 애먼 물고기들을 망친 것이다.

그 다음으로 열대어 카페나 블로그 협찬을 통해 꾸준히 마케팅 하는 K4 Master다.
영양소는 조단백 22%, 조지방 10%, 조회분 10%라고 밝혔다.
일단 조단백이 낮은 건 확실한데, 지방이 저렇게 까지 높은건 의문스럽다.
사용했다고 밝힌 재료중에 지방을 공급할만한게 동애등애라는 곤충과 들깻묵 정도인데,
지방산 조성 자체가 물고기들에게 필요한 오메가3, 6을 주로 공급하는 건 아닐듯 싶다.
문제는 가격인데,
50g에 무려 15000원이나 하는 황당할 정도의 높은 가격을 갖고 있다.
국민사료이자 검증된 사료인 테트라비트가 독일에서 수입해서 300g에 2만원인데,
금가루라도 갈아 넣는 걸까?
특히 사료에서 원가 비중이 가장 높은 게 단백질 재료이며
탄수화물은 가장 싼 재료라는 걸 생각하면 아이러니하다.
여튼 상황이 이렇다보니 앉은 자리에서 편하게 완성품 사료를 이것저것 사다가 먹여보며 실험하기엔 열악한 환경인것 같다.
아니면 애초에 단백질 함량을 줄이면서까지 밥은 양껏 주고 싶어하는 사람 욕심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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